본문 바로가기
소소리뷰

파묘 솔직 후기 넷플릭스로 다시 봐도 소름 돋았던 이유

by P소소 2026. 10. 3.
반응형

원래 미신이나 무속신앙 이야기를 꽤 흥미롭게 생각하고 은근히 믿는 편이다. 그래서 평소 챙겨보는 영화 목록에도 스릴러나 공포 장르는 절대 안 빠진다. 솔직히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무서운 장면은 눈 질끈 감으면서도 이런 으스스한 분위기 자체를 되게 좋아한다. 파묘 개봉 소식 들렸을 때도 바로 예매해서 남자친구랑 극장으로 달려갔었다. 팝콘 하나 사들고 손에 땀 쥐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.

 

얼마 전에 문득 생각나서 찾아보니까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었다. 주말 밤에 방 불 싹 다 끄고 침대 옆에 스탠바이미 바짝 당겨놓고 다시 봤다. 이미 아는 내용인데도 여전히 너무 재밌었다. 이미 내용을 다 꿰고 보니까 이번에는 이야기 흐름보다 배우들 연기가 눈에 훨씬 잘 들어왔다. 최민식, 김고은, 유해진, 이도현까지 진짜 빈틈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.

 

흙맛 나는 풍수사와 대살굿 장면의 몰입감

 

영화 초반부터 묏자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기운이 장난 아니었다. 최민식이 흙 맛을 쓱 보면서 불길함을 감지하는 그 첫 장면부터 묘하게 숨을 죽이게 만들었다. 흙 한 줌 집어먹는 그 무거운 표정 하나로 이 사람이 평생 땅 파먹고 산 노련한 풍수사라는 게 확 와닿았다. 옆에서 든든하게 받쳐주는 유해진의 능청스러우면서도 현실적인 장의사 연기도 긴장을 살짝 풀어줘서 좋았다.

 

진짜 압권은 김고은의 대살굿 장면이었다. 극장에서 처음 봤을 때도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는데, 방에서 혼자 다시 봐도 여전히 서늘했다. 꽹과리 소리 미친 듯이 울리고 얼굴에 숯검정 묻혀가면서 칼을 휘두르는데, 연기가 아니라 진짜 신들린 사람 같아서 약간 넋을 놓고 쳐다봤다. 북 치면서 뒤에서 묵직하게 받쳐주는 이도현과의 호흡도 완전 찰떡이었다.

 

후반부 분위기 전환과 솔직한 아쉬움

 

근데 솔직히 후반부는 다시 봐도 호불호가 좀 갈릴 만하다고 느꼈다. 묘를 파헤치고 관을 꺼낼 때까지만 해도 숨 막히는 심리전이랑 오컬트 특유의 음산한 맛이 제대로 살아있었다. 근데 뒤로 갈수록 갑자기 분위기가 확 바뀌면서 거대한 정체가 직접 등장하는데, 여기서 긴장감이 살짝 샜다.

 

보이지 않는 저주나 영적인 공포를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이 후반부 전개에서 약간 뜬금없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싶었다. 나도 극장에서 볼 땐 살짝 당황스러웠다. 그래도 배우들이 워낙 연기를 실감 나게 잘 메워줘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달릴 수 있었다. 한국적인 샤머니즘을 이렇게 세련되게 담아낸 영화는 드무니까, 공포 스릴러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불 끄고 한 번쯤 각 잡고 볼 만한 영화다.

반응형